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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엔다이->옐로<->박서


덜덜 떨리는 손이 피로 엉망이 된 남자에게 겹쳐졌다. 안그래도 희던 얼굴이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게 질린 그 모습이 믿겨지지 않았다. 죽이려고해도 죽지 않을것 같던 이였다. 그런데 그가 왜 이 곳에 이리 힘없이 누워있는 것인가?
완전히 굳어버린 머리는 생각하는 것을 거부하는 듯, 옐로는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다.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쏟아져내리던 피는 더이상 흐를 것도 없는 듯 가느다란 흔적만 남아있었다.

"왜,,, 왜,,, "
"옐로."

상냥하고 온화한 음성이 제 뒷쪽에서 들렸다. 그도 잘 아는 이의 음성이었다.

"고작해야 테란 주제에 어찌나 강한지. 하긴 그러니까 옐로를 홀린거겠죠?"
"엔다이."
"아, 하지만 걱정마세요. 이제 그가 옐로를 괴롭힐 일은 없을테니까요."

옐로의 눈에 서린 그 절망감을 보지 못한것마냥 온화한 미소를 지은 엔다이가 옐로를 끌어안았다.

"걱정마세요. 그자는 더이상 옐로를 괴롭히지 못할테니까."
"난, 그를 사.."
"그만- 옐로. 그럴리 없잖아요. 이자는 저희 저그의 원수인 테란의 최고 지휘자, 황제인걸요. 옐로는 저자에게 세뇌라도 당했던거라고요."
"엔다이!"
"걱정마세요, 옐로. 당신은 저희 저그의 옆에, 그리고 제 옆에만 있어주면 되는걸요."

---
박서를 질투해서 죽이고 옐로 감금하는 얀데레 엔다이.ㅋㅋ



2. 완벽주의자 집착남 장남친 x 15년 순정파 홍베프 x 홍베프가 안쓰러운 장귀국

콩은 15년동안 김재희만 사랑했는데, 그 이야기를 재희에게 들어서 알고있는 장교포는 홍베프가 안쓰러워졌음. 재희는 홍베프를 친구로만 생각하고 있는데 , 듣다보니까 장교포는 홍베프가 김재희를 정말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그 순진한 감정에 안쓰럽다는 생각을 하게되면서 그런 남자를 몰라보는 김재희가 어리석어 보임.

한편 장남친은 제 여자라고 생각하는 김재희 옆에서 맴도는 홍베프가 못마땅함. 그래서 홍베프를 떨어뜨릴 방법으로 ㄱㄱ을 생각해서 시행. 그런데 홍베프가 꽤나 맘에 들었던 장남친은 김재희랑 사귀면서 섹프로 홍베프를 두게 됨. 홍베프는 정말로 재희를 사랑하니까 그녀의 옆에 있고싶어서 장남친의 섹프로 남아있음. 그런 홍베프를 비웃는 장남친.

한편 한국에 들어온 장교포는 장남친과 홍베프 사이에 감도는 그 미묘복잡한 분위기를 깨달음. 눈치가 빠르고 머리가 좋은 장교포는 두사람 사이의 일을 백프로 추리해내고 홍베프랑 친해지려고함. 순진하고 착한 홍베프는 자신에게 상냥하고 다정한 장교포의 모습에 점점 그를 의지하게 됨.

그런데 그것을 장남친이 알게 됨. 장남친은 자신의 완벽한 미래의 배우자라고 생각했던 김재희도 박사업이랑 사귀고있지, 제 손아귀에 쥐고 있다고 생각했던 홍베프가 자신을 떠나려고 하지, 점점 미쳐감. 결국 김재희의 생일 날 장남친은 김재희를 죽이고, 홍베프를 죽이려고함. 거의 죽어가는 상황에서 홍베프에게 떠오른건 김재희가 아니라 장교포.
아, 이대로 죽는구나.
홍베프가 체념한 순간 쨘! 나타나는 장교포가 장남친에게서 홍베프를 구해주겠지. 결국 장남친은 교도소에 수감되고, 홍베프는 자신을 구해준 장교포랑 행쇼한다.

라는 망상.




3. 고러쉬/옐로/엔다이



"왜... 왜.. 왜..."

당장이라도 울것같은 눈으로 처절하게 외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

아름답고도 잔혹한 저그의 지배자.

그 굴레에서 그대를 벗어나게 만들려 했다. 그래서 그대와 함께 행복하려 했건만, 결국엔 그대를 울리고 마는 내가 참으로 싫었다. 완벽한 계획이라 생각했을터이니 이 상황이 당황스러울만도 할터.

"오버마인드. 배반자는 죽여야죠."

옐로의 옆에 서서 차갑게 웃는 엔다이의 모습에 소름이 끼쳤다. 겉보기엔 멀쩡해보이거늘 제대로 미쳐있는 자였다. 저 말조차도 그저 얼핏 들으면 군주를 걱정하는 충성스러운 신하지만, 그 속내는 제 군주를 꾀어낸 자를 죽이고자 하는 잔혹성과 그럼으로서 옐로를 고립시켜 제 옆에만 있게 만드는 잔혹성이 배여있었다.
저도 꽤나 미친놈이라 불리고 있었지만, 적어도 저 녀석보다는 나았다고, 그리 생각하고 있자니 옐로가 괴로운 표정으로 날 응시했다.

'괜.찮.아'

소리없는 내 입모양을 읽은 듯 더욱 일그러지는 그 얼굴은 당장이라도 눈물이 흐를것만 같았다.

"옐로."

상냥하고 온화한, 그렇기에 더욱 잔악한 엔다이가 옐로를 재촉했다. 그런 엔다이의 모습에 잠시 머뭇머뭇거리던 옐로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반란자 고러쉬를 .."

잠시 흔들리는 눈으로 날 바라보던 옐로는 다시 입을 열었다.

"고러쉬를 처형하라."

---
스타물로 오버마인드 옐로를 사랑해서 옐로의 부탁에 따라 그 짐을 덜어주고자 죽이려 했던(그리고 자신도 죽을 생각이었던) 고러쉬와 옐로가 자신의 곁을 떠나는 것이 싫어서 집착하는 엔다이가 보고싶다.




4. 시매니저x톰


정기적으로 마약거래를 하고 있던 단골손님 103호. 시매니저는 언제나 작고 하얀 손이 마약이 든 초콜릿을 들고 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음. 어느날부터인가 103호에서 마약거래가 일어나지 않게 되고, 시매니저는 미묘한 아쉬움을 느낌.

그러다가 원래 크라임씬대로 시매니저는 유기환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아차리고, 유기환을 죽이기로 마음먹음.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유기환을 죽이는데 성공한 시매니저. 덜덜 떨리는 손을 감추면서 조심히 돌아온 시매니저는 방에서 탄피를 은닉한 뒤에 밖이 소란스러워지니까 방에서 나옴.

그런데 그의 방 근처에 작고 하얀 남자가 한 명 서있었음. 어딘지 모르게 홍선장과 닮은 느낌이었는데 , 홍선장이 뭔가 권위적이고 무거운 느낌이라면 그 남자는 가벼우면서도 유혹적이었어. 남자에게 표현하긴 이상하지만 정말로 색기가 도는 유혹적인 남자. 남자는 시매니저가 나오니까 아주 밝고 예쁘게 웃음. 나긋나긋, 느릿하게 시매니저 앞으로 다가온 남자가 정말로 순진하게 웃으면서 시매니저에게 속삭이는거지.


"총 쏘셨나봐요. 유황냄새가 심하네요."
"무슨, 소리, 하는겁.. 니까?"
"불꽃놀이라고 속이실 생각이라면 바보라고 말해드리죠. 경찰들이 와서 초연반응 검사한다면 다 들킬텐데말이죠."


시매니저의 표정이 굳는 것을 보던 남자는 입가에 예쁜 미소를 머금었어. 이 남자가 자신을 협박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시매니저마처 순간 두근거릴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미소였지.


"내 입 막고싶으면,,, 음,, 뭐가 좋을까.."
"당신.."
"내 방에 와요. 그 다음은 뭐, 생각해보지."


생긋 웃으면서 돌아선 남자는 순간 뭔가를 잊어버린듯이 살짝 고개를 돌려서 시매니저를 바라봤어.


"내 방은 103호고, 이름은 톰이니까, 잊지말고 꼭 와야합니다, 시매니저님."


그리고 시매니저가 찾아가면 톰은 입막음 댓가로 몸을 요구하고, 아주 행복한 밤을 지새겠지.




Posted by Lucy_j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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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안에서 더러운 부분을 발견하는 것이기도 하다 .
어디선가 그런 글귀를 본 적이 있었다. 그따위 사랑이라는 감정이 뭐 길래, 그런 말을 하는지 그 순간에는 이해할 수 없던 그 글귀. 그것이 이제 와서 장딜러에게 이렇게나 깊게 다가올 줄은 그도 예상치 못했다.


“너도 예상 못했지, 홍화가?”



[크라임씬 2 - 애증]

장딜러 x 홍화가




애틋하면서도 증오로 엉망인, 괴이하리만치 묘한 표정의 장딜러는 제 옆에서 완전히 취한 채 잠들어 있는 홍화가를 보며 간신히 입 꼬리를 끌어올렸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얼굴과 증오와 애정이 뒤섞인 눈, 파르르르 떨리는 입 꼬리까지 장딜러의 표정은 너무나 복잡했다.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인 소유와 서로만을 의지하면 살아왔던 장딜러에게 소유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였다. 그랬기에 소유에게는 무엇이든 해줄 수 있었다. 소유에게는 그 무엇도 아깝지 않았다. 죽으려하는 동생을 말리느라 그는 화가로서의 화려한 미래를 잃었지만 괜찮았다. 하나뿐인 제 동생을 다시 보지 못하는 것보다는 그것이 좋았기에.

소유의 자살시도를 저지한 뒤 장딜러는 소유의 물품을 뒤졌다. 그리고 그녀가 홍화가라는 남자와 연인관계였으며, 버림받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사랑이라는 것은 쉬이 변할 수 있다. 장딜러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고, 연인에게 버림받은 제 동생이 죽으려 한 것에 괴로울지언정 그것이 연인 간에 빈번할 수밖에 없는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것을 그는 인지하고 있었다. 아트딜러로서, 화가이길 원했던 예술학도로서 홍화가는 분명히 재능 있고 능력 있는 예술가였다. 그는 수많은 여자와 염문을 뿌리고 다니며 스캔들메이커로 유명했고, 그 중에 하나가 제 동생이라는 것도 이해했다. 감정은 어떠하든, 이성은 그리 이해하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장딜러는 홍화가에게 끌리고 있었다. 예술가로서의 재능, 재벌가의 도련님답지 않은 의외의 순진함, 애교 있고 귀여운 행동들. 자존심이 높고 프라이드가 강한 홍화가는 친밀한 이들에겐 한없이 다정하고 상냥했고, 그 친밀한 이 중에 하나가 장딜러였다. 무명화가였던 홍화가를 발굴해내 빛을 보게 해준 장딜러를 홍화가는 무조건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


“형님이 아니었다면 난 아직도 무명화가일걸요.”


아무런 그늘 없이 맑고 순하게 웃으며 말하는 홍화가는 모습에 장딜러는 처음으로 소유욕을 느꼈다. 그리고 동시에 죄책감이 들었다. 아직도 동생인 소유는 홍화가를 떠올릴 때마다 힘들어하며 괴로워했고, 그런 동생을 알면서도 자신이 홍화가를 좋아하게 되었다니. 뭔가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장딜러의 혼란에 불을 부운 것은 홍화가였다.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어떤 여자 앞에서도 당당하던 홍화가는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채 제 옆에 선 심화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여자의 눈에 서린 더러운 탐욕과 욕망. 어릴 적부터 사회의 밑바닥까지 경험해 온 장딜러는 홍화가가 발견하지 못하는 심화나의 어둡고 더러운 부분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계집이 마치 세상에 둘도 없는 성녀인 것 마냥 애정과 사랑으로 바라보는 모습에 장딜러는 답답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홍화가와 심화나의 결혼식이 신문에 실렸고, 그것을 보고 소유는 끔찍한 절망감에 결국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했다. 오라비인 저에게 남기는 짧은 편지 하나만을 남겨둔 채 그대로 사라져버린 소유의 모습. 어릴 적부터 서로가 서로를 의지해왔던 관계였기에 그 상실감은 상상이상이었다. 제가 홍화가를 마음에 담았던 일 조차도 제 동생은 알아차린 듯 했다. 편지의 마지막에 [오빠의 마음을 속이지는 마. 나 때문에 오빠가 오빠를 속이는 것을 보는 것도 힘들고 괴로워.] 라는 그 문구에 장딜러는 자신이 제 동생의 신뢰를 배반했다는 생각으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넋을 놓은 채 동생의 장례를 치르고 갤러리로 돌아온 장딜러는 자신과 동생을 이렇게 끔찍한 절벽으로 밀어 넣은 여자, 심화나가 어떤 여자인지 궁금해졌다. 분노를 삭이며 심화나의 집무실로 들어가 그 여자의 짐들을 살피던 장딜러는 심화나가 계획까지 세워가며 일부러 홍화가에게 접근한 사실을 알아차렸고, 게다가 그 목적이 이 갤러리의 관장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자 눈앞이 어지러워졌다.

동생도, 자신도, 홍화가도 저런 잔악한 계집에 의해 이런 일이 벌어졌음에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김경비와 심화나의 미묘한 모습에 모든 것을 짐작해내곤 끔찍한 분노와 증오, 배반감에 휩싸였다. 그것은 자신에 대한 분노였으며, 심화나의 그 교활한 모습에 대한 증오였으며, 어리석게도 저런 계집에게 속아 넘어간 홍화가에 대한 배반감이었다.

완전히 분노로 미쳤던 장딜러는 심화나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그와 동시에 홍화가에 대해서도 벌을 내리고 싶었고, 그를 통해 자신에게도 벌을 주고 싶었다.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것은 심화나와 홍화가, 그리고 제 자신이었으니.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 후 심화나를 불러내 죽인 그는 다음날 심화나의 죽음과 미처 모르고 있었던 진실에 크게 상심한 홍화가를 술자리에 불러냈다.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진 건지 모르겠어요.”


그녀처럼 순수하고 착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술에 취한채 한탄처럼 늘어놓는 울음섞인 목소리에 상냥하게 위로해주며 장딜러는 교묘하게 홍화가에게 술을 권했다. 원래 술이 약한데다가 달콤하지만 지독한 독주를 마시게 한터라 홍화가는 금새 쓰러졌다. 부축을 하며 홍화가를 데리고 나온 장딜러는 홍화가를 침대에 눕힌 후 손에 힘을 쓰지 못하도록 묶었다.


“으.. 으응...”
“홍화가. 일어나야지.”


상냥함을 가장해서 깨우자 술에 흐려진 눈동자가 저를 향했다.


“혀엉...?”
“있지, 홍화가. 혹시 장소유 기억해?”


흐려진 눈동자가 과거를 유영하는 듯 했다. 곧이어 기억이 난 듯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본 장딜러는 피식 웃으며 손을 들어서 홍화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분명한 성적인 감정이 뒤섞인 손놀림에 홍화가의 눈이 의아한 빛을 띄었다.


“난 말야.... 어렸을적에 부모님을 잃어서 가족이라곤 동생 단 한명 뿐이야. 그런데 그 동생이 얼마전 자살을 했어. 남자에게 버림받은게 이유였지.”
“?”


아직까지 알아차리지 못한 듯 혼란스러운 표정의 홍화가를 바라보면서 장딜러는 천천히 홍화가의 셔츠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뭔가 이상함을 느낀 홍화가는 일어나려는 듯 했지만 제 팔의 부자연스러움에 이상을 깨달은 듯 했다.


“이, 이게 무슨!”
“동생이 자살한 날은 그 남자가 다른 여자와의 결혼을 발표한 날이야.”


느릿하게 셔츠를 모두 풀어헤친 장딜러는 셔츠안의 아무것도 입지않은 맨살에 가볍게 제 입술을 가져갔다.


“내 동생이 사랑하던 남자를 빼앗아간 여자는 심화나고,”
“흐으.. 형, 하지마요, 제발,, 형!!”
“내 동생 이름은 장소유고,”


장딜러의 입에서 나온 이름에 당황한 듯 굳어지는 홍화가의 몸을 보면서 장딜러는 천천히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에 있는 작은 돌기를 매만졌다.


“그 남자는... 너야, 홍화가.”


장딜러는 말을 마친 후 가볍게 그의 가슴의 돌기를 혀로 애무했다.


“아흐.. 싫,, 형, 하지 마요!! 형, !! 형.. 미쳤어요?”


츕-

장딜러의 입술이 그의 가슴에서 벗어나고, 손가락과 혀로 잔뜩 애무당한 작은 돌기가 바짝 서있는 모습을 보면서 장딜러는 우는 것만 못하게 웃었다.


“내 동생을 죽인 건, 너야. 홍화가.”
“그리고 이건, 너에게 주는 벌이자, 내게 주는 벌이고.”
“내가 잘못했어요. 그런데, 읏.. 이건 , 미친 짓, 아아아.. 제발, 형...”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애원하는 홍화가를 바라보며 장딜러는 웃었다.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그런 장딜러의 모습에 홍화가는 할 말을 잃었다. 마치 등 뒤에 절벽을 두고 뛰어내리는 사람마냥, 그는 그리 절박해보였다.



***



처음으로 겪는 고통과 믿고 있던 이에 대한 배신감, 원하지 않음에도 느껴지는 쾌락에 울부짖던 홍화가가 기절하듯 잠들고 나서야 그를 깨끗이 씻겨 침실로 옮긴 장딜러는 홍화가의 옆에 앉아있었다.

마치 아이마냥 곱게 잠든 모습과는 달리 그 흰 몸은 저가 새겨놓은 소유의 흔적들로 엉망이었다. 조심스럽고 상냥한 손길로 홍화가의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장딜러는 쓰게 웃었다. 제 자신에 대한 혐오가 짙게 배인 그 눈의 끝에는 홍화가가 있었다.

상냥하게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천천히 홍화가의 목으로 내려왔다. 손끝에 느껴지는 가늘지만 강한 맥박. 조금만 힘을 준다면 그대로 홍화가를 죽일 수 있으리라. 차라리 홍화가를 죽이고, 저도 동생에 대한 속죄로 죽음을 택할까 혼란스러운 눈빛이 그대로 드러났다. 서서히 손에 힘이 실리는 무렵, 홍화가가 눈을 떴다. 배반감과 고통으로 얼룩진, 그럼에도 맑고 고운 빛을 띈.

홍화가는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그저 고요하게 장딜러를 바라보고 있었다. 점점 숨이 막힐텐데도 무심한 눈동자였다.


“이걸로 편해질 수 있어요, 형?”


그 무심한 물음에 일그러진 얼굴로 웃은 장딜러는 결국 손에서 힘을 뺄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저 맑고 투명한 눈동자에 비치는 제 모습이 너무 좋아서, 동생에 대한 연민보다, 동생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보다 홍화가가 더 좋아서.

뚝- 뚝-

굵은 눈물이 홍화가의 가슴으로 떨어져 내렸다.


“죽이고 싶을 만큼 네가 미운데, 내 동생에게 죽음을 생각하게 만든 네가 끔찍할만큼 증오스러운데, 그런데... 그런데 홍화가..... 그 이상으로 널 사랑해.”


처절하리만치 괴롭고 고통스러운 그 고백을 들으며 홍화가는 눈을 감았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


원래는 씬을 넣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씬 고자인데다가, 강제성이 너무 강해서 포기.ㅋㅋㅋㅋ

설정상으로는 장딜러는 홍화가를 사랑하고 있고, 홍화가는 장딜러에게 깊은 호감을 가지고 있음.
아직 사랑까지는 가지못한 깊은 호감.



Posted by Lucy_j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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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22일 xx병원 vip실


"요환형."
"진호야."


울먹이는 그 눈을 보면서 진호는 쓴 웃음을 머금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눈을 감아야한다니, 이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다.


"나, 그냥, 버틸 만큼 버티다가, 형과 함께 행복하다가, 그러다가.......... 그냥 형 옆에서 있으면 안 될까? 우리 가족이랑, 형이랑 같이."


띄엄띄엄, 불분명한 발음으로 그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 담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진호를 바라보던 요환이 결국 눈물을 터뜨리며 진호를 끌어안았다. 작고 앙상해진 가녀린 몸이 진호가 얼마나 약해져있는지를 단적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요환이 진호를 보내줘야 한다는 사실도.


"난... 그리고 너희 가족은, 네가 먼 미래에 건강하게 웃으면서, 응, 그래. 정말로 평범한 사람들처럼 환하게 웃으면서 평범하게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진호야. 그런데, 여기선 안 돼."
"내가 괜찮다잖아."
"내가, 내가 안 돼. 형이 못났어. 그러니까 미안해. 형은 이기적이고 제멋대로니까, 이번에도 형이 제멋대로 할께."


진호는 팔에 꽂힌 주사로부터 들어오는 마취제에 점점 가물거리는 정신으로도 최대한 제 눈앞의 요환을 바라봤다. 단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사랑해, 진호야."


점점 흐려지는 시야로 울먹이면서 끝까지 사랑을 속삭이는 요환이 있었다. 그리고 진호는 의식을 잃었다. 진호가 의식을 잃는 모습을 바라보던 요환이 간신히 억제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흐으으윽. 진호야, 진호야... 진호야...."
"진호가 이 모습 보면 좋아하지 못할 거야. 우린 웃으면서 보내줘야지."


어느새 요환의 옆으로 다가온 진호의 형, 정호가 요환이 어깨를 짚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그리 말하는 정호의 눈에도 눈물이 가득했다.


"정호형님. 저 이제 진호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죠? 제 삶의 의미인데?"


요환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정호가 고요히 잠든 진호를 바라봤다.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린 진호를 냉동인간으로 만들어 잠재운다는 선택을 하는 순간까지 그토록 고민했음에도, 잠든 진호를 보니 보내고 싶지 않았다. 제 하나뿐인 동생을 어찌 보내고 싶을까?


"진호는 어리광쟁이에 외로움을 많이 타니까, 자주 찾아오면 되지."


요환은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진호의 손을 쥐었다. 이 작고 여린 손의 주인은 제 삶의 모든 것이었고,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었다. 홀로 외로움에 떨며 지쳐가던 요환을 구원한 진호가 얼마나 병약하고, 연약한지 알지 못했기에 늘 상처만 입혀왔다. 둔하디 둔한 자신은 그것을 뒤늦게 알고 더 이상 상처 입히지 않겠노라, 영원히 사랑하리라 맹세했다. 그리고 그 맹세는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의사의 선고에 의사의 멱살까지 잡으며 진호를 살려내라 오열하던 요환은 진호의 형인 정호와 길고 긴 의논 끝에 결국 진호를 냉동시키기로 했다. 그것이 아픔과 고통에 지쳐가는 진호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진호야. 네게 아름다운 세상을 선물해줄께. 네가 언제 깨어나도 행복할 수 있도록. 이 세계가 널 사랑할 수 있도록."



++



세계를 삼등분했던 초월기업 저그, 테란, 프로토스. 그 최초의 기틀을 마련한 것은 초대 테란의 황제 칭호를 얻은 임요환과 저그의 오버마인드라는 직위를 만들어낸 홍정호였다. 그들과 프로토스의 최초 집정관인 김동수, 이렇게 세 명이 가장 굳게 맹세한 혈약은 단 하나.

저그의 오버마인드 지위가 홍씨로 유지되는 한 결코 테란도, 프로토스도 저그를 보호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 조건이 나오게 된 계기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가장 설득력 높은 가설은 저그의 최초 오버마인드 홍정호의 유일한 동생, 냉동인간 상태로 잠든 홍진호와 관련되었다는 것으로 현재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테란 최초의 황제 임요환이 그 평생 사랑한 존재.

저그 최초의 오버마인드 홍정호가 아꼈던 동생.

프로토스 최초의 집정관인 김동수가 친동생처럼 여겼다 하는 존재.

홍진호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는 전혀 없다. 다만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세 명의 말을 조합한 결과 그가 결코 그 시대의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려있었으며, 상냥하고 다정하며, 영리하고 지혜로운 존재였다라고 한다. 어느 정도 외곡과 거짓이 있을지언정 전혀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 사료된다.

2195년   『시대를 이끌어가는 초월기업』 中



--



2270년 2월 22일


"옐로!! 옐로!!!! 정신 차려!!!!"


언제나 냉정하기만 하던 목소리가 귓가에 쟁쟁 울려 퍼지는 것을 들으며 옐로는 흐려진 시야로 눈앞의 남자를 담았다. 안 그래도 흰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것이 안쓰러웠다. 천천히 손을 들어올리고, 그 뺨을 쓸어내린 옐로는 붉은 피가 묻어버린 그 뺨에 미안해졌다.


"장난치지 말고, 옐로."
"...장난은... 아닌데. ...하아... 테란의 황제가... 이리... 약해서야...."
"넌, 저그의 오버마인드잖아."


새하얗게 질린 안색과는 달리 그 말투는 평상시의 오만함 그대로였다. 하긴,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니지. 속으로 수긍하던 옐로는 힘없이 하늘을 바라봤다. 인공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청명하고 푸른 하늘이 조금 짜증스러웠다. 인공구역이 아닌 자연구역에 가서, 인공적인 바람이 아닌 자연바람을 쐬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불가능하다는 것을 옐로는 알고 있었다.


"요환아... 저그, 망가뜨리지,,, 마라."
"마지막까지 넌 오버마인드지, 홍진호."
"너도, 황제, 박서잖.. 아... 너희 테란, 눈치 보면서, 사업 확장, 하는 것, 도, 재미, 있, 었고."


힘겨운지 약해지는 그 목소리에 박서는 조금이라도 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몸을 숙였다. 세계를 삼등분하는 초월기업 중 하나인 테란의 최고 정점, 황제라 불리는 존재가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고, 더더군다나 그 품에 안긴 것이 또 다른 초월기업 저그의 정점, 오버마인드라면 더더욱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허나 박서는 더한 것도 할 수 있었다. 서로간이 입장이 있다 보니 늘 날세워왔지만 박서도, 옐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기에.


"나, 널, 좀,, 좋아, 했, 던것, 가,,ㅌ, ㄷ...ㅏ“

‘내가, 그 분을 깨우는 계기가 될 줄은 몰랐는데....’


엷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힘없이 제 품에서 늘어지는 옐로의 모습에 박서는 그를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냉정한 표정이던 박서의 얼굴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도 널 좋아한다. 그러니 눈을 떠, 옐로. 아니, 진호야."
"..."
"황제의 명령이야. 어서 눈 떠, 옐로."
"...."
"눈 뜨라고"


그 처절한 울림에도 감겨진 옐로의 눈이 뜨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세계의 신문이며, 뉴스에는 저그의 오버마인드 옐로-홍진호의 이름이 크게 대서특필되기 시작했다. 현재 150년 이상의 수명을 지닌 세계에서 고작해야 54살에 죽음을 맞이한 것도 안타까웠지만, 그보다 큰 문제가 산적한 탓이었다.

옐로 – 홍진호

기업의 수준을 넘어 이제 세계 3대 세력인 저그의 오버마인드이자, 세계를 이끌어가는 3인 중의 하나.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저그에게 남은 마지막 홍씨 후계자였다는 것이었다. 최초로 3기업이 생겨날 때부터 있던 규칙.

- 저그의 오버마인드가 홍씨인 한 결코 직접적인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

프로토스와 테란, 저그라는 아슬아슬한 체제에서도 큰 잡음 없이 정상일 수 있었던 것은 저 규칙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홍씨 성을 지닌 마지막 후계자 옐로의 죽음은 그야말로 세계의 체제조차 바꿀 위험을 지니고 있었다.



+-+-



xx병원 냉동인간 보관실


“사회가 시끄러워지겠군요. 그럼, 진호님. 당신이 깨어날 수 있을까요?”


조금은 반투명한 유리 안에 한 청년이 잠들어 있었다. 지금은 죽어버린, 옐로-홍진호와 꼭 닮은 존재. 이 사회체제를 이룩하게 만든 존재가.

냉동된 탓에 파리한 피부는 조금 섬뜩했지만, 그와는 달리 그 연약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그 무엇보다 사랑스러웠다.


“저희 저그들은 당신을 세계로 내보내고 싶지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을 듯합니다. 하긴, 옐로도 당신을 처음 본 순간 결코 깨우고 싶지 않다던 수뇌부의 결정을 지지했으니까요.”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듯, 그 유리에 손을 가져가는 동작마저 조심스러웠다. 그 때,


“포에버님. 회의에 참석하셔야....”
“알았으니, 나가.”


말을 하다말고 유리 속의 존재를 보고 넋을 놓아버린 저글링 계급의 사원을 노려본 포에버-강도경은 잠시 애틋하게 유리 속을 바라보다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


“곧, 깨워드리겠습니다, 진호님.”



----------

죽은 옐로는 콩의 아주 먼 후손.
저그는 콩의 병을 치료할 방법이며, 깨울 수 있는 기술이며, 모두 지니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일부러 깨우지 않고 있었음.
후계문제도 있고, 그보다 콩을 세상에 내놓으면, 콩이 언젠가 독립해서 떠날거라는 두려움도 있었으니까.
+ 임은 죽었음. 박서는 뭐, 임의 먼 후손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환생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환생설정이 드러날 일은 없음. 임은 임. 박서는 박서. 그런고로 그냥 참고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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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산(피안화)
지상의 마지막 잎까지 말라 없어진 곳에서 화려한 영광의 꽃을 피운다 하여 피안화(彼岸花)라고 한다.
지방에 따라서는 꽃무릇·지옥꽃이라고도 부르며, 피처럼 붉은 빛깔의 꽃과 알뿌리의 독성 탓에 죽음의 꽃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인지 꽃말도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슬픈 추억'이다.


0.

꿈을 꾼다.

조금 흐린, 잿빛 하늘은 해가 져가며 불그스름한 노을이 지고 있었고, 메마르고 건조한 대지는 오늘도 수많은 피를 머금은 채 붉게 물들어 있었다.

비릿한 피 냄새, 대지 곳곳에 널린 살점들이 잔혹했다. 이 잔인하고 흉악한 광경은 내가, 우리 종족이, 이 행성이 늘 보아온 그런 것이었다. 저그와 테란, 프로토스라는 3종족이 물고 물리는 지독한 소모전은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있었고, 내가 태어나던 시기에도 있었으며, 현재에도 반복되는 진행형이었으며, 미래에도 지속될 속박이었다. 마을 하나가 그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사라지는 것은 이제 와서 반복하기에도 지치는, 자연스러운 일상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어린아이인가.”


조금 높은 곳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그곳에 남자가 있었다. 겉보기로는 일반 테란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모양새였다. 마치 피를 뒤집어 쓴 듯, 제 색을 알아볼 수조차 없는 머리칼에서 새빨간 피가 뚝뚝, 방울져 떨어지고 있었다. 살짝 내려다보는 붉은 핏빛의 눈동자가, 그가 테란이 아닌 저그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저그라는 종족이 얼마나 잔혹하고, 무서운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터라, 눈앞의 테란형 존재가 저그라는 것을 깨닫자마자, 몸이 굳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 반응에도 개의치 않은 그는 느릿느릿, 내 곁으로 다가왔다. 그가 가까워질수록 역겨울 만큼 지독한 피냄새도 강해지고 있었다. 원래는 흰색이었을 것이라 추정되는 옷은 붉은 피로 엉망이었다. 그것이 전부 제 동족의 피라 생각하니, 눈앞의 남자가 점점 더 두려워졌다. 여유롭게 손을 들어 올리는 그의 모습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눈을 감았다.

툭-

가볍고, 단순한 접촉이었다. 머리위로 얹어지는 가벼운 무게감에 눈을 감은 채 두려움에 떨던 것도 잊은 채 멍하니 고개를 들어올렸다. 남자는, 저그는, 웃고 있었다.


“어린 것을 죽여 뭐하겠냐? 꼬마.”


피식 웃으며, 가벼운 어조로 말한 남자는 제 품속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제 손바닥을 그어 내렸다.

후두둑-

눈앞에서 피가 쏟아지는 광경에 하얗게 질린 내 모습을 본 남자는 그저 얕게 웃으며, 그 피를 제 몸에 묻혔다. 볼과 옷자락에 묻어지는 피는 순식간에 줄어들더니, 그가 손을 뗐을 때는 작은 흉터조차 남지 않은 상태였다.


“내 피가 묻었으니, 다른 저그족 아이들이 널 공격하진 않을게다. 네 종족의 진영까지 어서 도망치거라, 아가.”
“저그가 왜, 이런 친절을?”


내 말에 남자는 곤란한 듯 웃었다. 살포시 접히는 눈웃음이 예쁘다고, 멍하니 생각하며 남자를 바라보자 남자는 고개를 잘래잘래 저었다.


“어린 아이가 죽는 모습은 싫어한단다. 아무리 적대관계라 하나, 어린 것을 죽이는 것은 죄악이지.”
“훗날, 당신이 후회할지도 모르는데도?”
“그건 내가 이리 무른 마음을 가졌던 것이니, 어찌할 수 없는 것. 미래의 가능성 때문에 현재 나약한 것을 죽이는 것은 나의 신념에 어긋난다. 내 피의 향기가 약해지기 전에, 어서가거라, 꼬마.”


저그임에도 불구하고 무르고 약한 남자. 하지만, 어딘가 그 남자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난, Flash에요. 당신은요?”
“글쎄다. 기억할 필요는 없을듯하다만... 정 안되겠으면 폭풍이라 부르거라. 너희 테란이 그리 부르곤 하니.”


그와 동시에 남자는 등을 돌렸다. 평범한 테란으로 보이던 그의 등 뒤로 날개가 생겨났다. 그제야 저 남자가, 저그 족임을 깨달았다. 그는, 테란이 아니었다.


“폭풍..”


다시금 그가 가르쳐준 호칭을 중얼거렸다. 이름 없는 자는 아닐 것이다. 저그가 저 정도의 사고를 지녔다면, 상당한 고위급일터.


“다시, 만나고 싶어.”


그저 꼬마가 아닌, 당당한 존재로 다시 만나고 싶다. 그것은 처음으로 내 가슴속에 태어난 갈망이었다.



*



전쟁터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저그족의 영역인 머큐리로 들어선 YellOw는 잠시 하늘에 멈춰 서서 머큐리의 광경을 응시했다.

바쁜 광경이었다. 점차 세력을 확장해나가는 크립의 고동이, 연약하디 연약한 라바들의 꿈틀거림이, 저그족을 위해 언제나 바쁘게 가스와 미네랄을 채취하는 드론들의 바쁜 움직임이, 모든 것이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만큼 더더욱.

YellOw가 갓 태어나던 시절, 저그는 참으로 암울했다. 집단으로 움직이는 테란과 개개인이 너무나 강한 프로토스 사이에서 약하기만 하던 저그는 그야말로 멸망을 향해 가고 있었다. 그나마 강하던 정신체, Forever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저그는 멸했을 터. Forever가 죽어가는 모습에, 오버마인드는 제 종족을 살리기 위해 모험을 했다. 평범한 정신체 2, 3은 충분히 만들 수 있는 힘을 단 하나의 에그에 그대로 집중한 것. 많은 힘이 집중된 만큼, 그 에그는 쉬이 깨어나지 못했고, 간신히 에그가 깨지고 새로운 정신체, YellOw가 태어났을 때는 저그는 간신히 그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었다.

오버마인드와 정신체인 Forever의 보호아래 작고 좁은 크립 위로 레어로 진화조차 하지 못한 작은 해처리, 고작해야 두어 마리의 드론과 그 드론을 지키는 저글링 몇 마리, 그리고 스포닝풀 뿐이었다. 간신히 태어난 YellOw는 작고, 연약했으며, 무력했다. 그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오버마인드의 지배하에서만 사고하는 다른 존재들과는 달리 YellOw는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할 줄 알았다. 사력을 다해 만들어낸 정신체가 그리 작고 약한데다가, 특이하다는 수준을 넘어 돌연변이에 가까운 모습에서 분노할 만도 하건만 오버마인드도, Forever도 YellOw를 사랑해줬다. 그런 그들의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YellOw가 성장하여 정신체로서의 자각을 지니기 시작하자, 오버마인드가 그토록 힘겹게 만들어낸 존재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폭풍.

오랜 시간을 살아왔고, 저그를 지키기 위해 지나치게 무리했던, Forever의 빈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한 YellOw는 폭풍이라는 호칭으로 테란과 프로토스에게 재앙으로 군림했다. 폭풍이 나타났다는 그 한마디만으로도 테란과 프로토스의 사기를 꺾을 수 있을 만큼.

좁디좁은 크립은 하루가 다르게 확장되었고, 오버마인드의 거처라고 하기엔 너무나 열악했던 해처리는 레어를 거쳐 하이브까지 진화했다. 두어 마리의 드론들은 이제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그 숫자가 많아졌고, 가장 약한 저글링이 아니라 뮤탈과 울트라리스크, 디파일러가 저그를 지켰다. 그것이 YellOw가 이룩해낸 결과였다. 엄청난 피바다 속에서 이뤄진 성과였다.

그랬기에 저그의 크립들을, 그 크립 위에 웅장하게 세워진 하이브를 보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YellOw는 전쟁의 피로도, 괴로움도, 모두 잊을 수 있었다.


“YellOw!”


다다다-

하이브로 들어서자마자 달려와 제 품에 안기는 작은 무게감에 조금 어둡게 가라앉아 있던 YellOw의 표정이 온화해졌다. 이 하이브 속에서 작은 어린아이는 새로이 태어난 정신체, n.Die뿐이었다.


“다녀왔단다, n.Die. 잘 있었니?”
“네, YellOw. 다치신 건가요? YellOw의 피냄새가 나요.”


예민하고 민감한 저그답게, 얕게 남은 YellOw의 피냄새를 맡은 모양이었다.


“조금, 다쳤었단다. 이제 다 아물었느니 괜찮아. 전쟁에서 어찌 다치지 않을 수 있겠니.”
“YellOw가 다치지 않으면 좋겠어요. 저도 YellOw를 도울 수 있을 만큼, 빨리 크고 싶어요.”


눈을 반짝이면서, 다짐하는 n.Die의 모습에 YellOw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 오버마인드는 YellOw의 강력함을 보고난 뒤, 저그가 어느 정도 힘을 지니기 시작하자 새로운 정신체들을 만들어냈다. 그저 그런 수준의 정신체가 아닌, 진정으로 힘을 지닌 강력한 존재를. 오랜 시간과 힘을 들여서 만들어낸 정신체, July와 GoRush  또한 YellOw와 마찬가지로 오버마인드의 지배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사고를 지니고 있었고, 능력 또한 대단했다. 그런 능력만큼 저그의 힘은 점점 더 강대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탄생한 정신체, n.Die. 아직 발현하지는 않았지만, July와 GoRush 가 어릴 때부터 지켜봐오고, 키워온 YellOw로서는 n.Die가 엄청난 존재가 될 것임을 깨닫고 있었다. 지금이야 약하고 어리지만, 조금만 성장한다면 역대 최강으로 불러도 손색없으리라.

- YellOw.

머릿속에 웅- 울려 퍼지는 오버마인드의 사념에 YellOw는 제 품에 안긴 n.Die를 떼어냈다. 아무리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지녔다고 해도, YellOw 역시 저그. 오버마인드의 지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었다.


“오버마인드께 다녀오마, n.Die. 조금 있다가 보자꾸나.”
“네, 다녀오세요, YellOw.”


베시시 웃으며 배웅하는 n.Die의 모습을 보던 YellOw는 순간 전쟁터에서 봤던, 테란 꼬맹이가 생각났다. 그 폐허 속에서도 반짝거리며, 강한 눈을 하고 있던 어린아이. 그 아이의 잠재력은 대단했다. 예전 프로토스족의 어린아이 둘을 살렸을 때 느꼈던 그런 불안감.

내가 살린 이 아이들이 훗날 저그의 위험이 될 수도 있겠구나.

아마 지금의 그 어린아이들이 성장하여 실세가 되는 날에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 YellOw는 예상할 수 있었다. BoxeR와 YellOw, Nal_ra와 Reach의 시대와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무시무시한 시대가 올 것임을. 허나 그 때문에 어린아이를 죽일 수는 없었다. 그것은 YellOw가 지닌바 신념이었다.


“어리석구나, 나도.”




---

원래 장편계획이었으나 뒷편을 안적고 있으므로 우선은 단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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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ucy_j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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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어. 지배자를 잃은 종족이 얼마나 비참해질지 몰라? 몰라서 그러는거야?!!"
"그렇다고 네 죽음을 그대로 보란 소리냐? 난 그 짓 못한다. 이유가 뭐냐고 물었지? 네가 그 누구보다 저그를 영광으로 이끌 오버마인드이기 때문이야. 포레버의 시대보다 더 찬란한 미래를 보일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저를 붙잡으며 우는 더보이의 모습에 옐로의 창백한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내 상처가 얼마나 큰지 몰라? 회복까지 적어도 천년이야. 1000년동안 지배자를 잃은 종족이라고? 젤나가의 의지를 실현하는 지배자가 없는 동족이 테란과 프로토스에게 멸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있지?"
"그래도 난 네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옐로."


흔들림없이 강한 눈동자에 결국 옐로는 눈을 감았다.


"저그를 부탁하겠어."



--


긴 세월이 흘렀다. 옐로가 예상했던 천년보다 더 긴 시간이. 포레버의 힘아래 태어났던 정신체가 모두 사라지고, 저그라는 종족이 테란의 지배자인 황제와 프로토스의 지배자인 집정관에 의해 노예종족으로 떨어지고도 500년의 시간이 더 지났을만큼.
저그들조차 잊어버린 저그의 성지에서 고요히 잠들던 해처리가 깨어난것은 저그의 지배자인 오버마인드가 사라진지 2300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뭐지..?"


저그라는 종족으로 태어나 테란의 영광을 위한 노예로서 일하던 성준이 고개를 갸웃하며 순간 몸을 일으켰다. 귓가에 울리는 고동, 두근두근 격하게 뛰는 심장. 그것은 성준이 태어난 후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었다.

'--이, -라-, --이,'

테란식의 익숙하지 않은 이름과는 달리 가슴에 박혀오는 듯한 음성에 성준의 눈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뭐냐, 너 왜 그래?"


옆에서 당황하며 말하는 태민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런 성준과 태민을 시작으로 하나, 둘, 노역에 시달리던 저그들이 허공에 시선을 향했다. 그것은 그 곳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테란의 영역 곳곳에 흩어져 있던, 프로토스의 영역에서 생활하던 모든 저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일이었다.

아직은 그들은 깨닫지 못한 저그의 지배자,
젤나가의 축복을 받은 자,
초월체 옐로의 부활이었다.


-

나는 설덕이니까, 설정!

옐로가 오버마인드가 되고 100년도 채 되지않아서 목숨이 위험한 수준의 공격을 받음.
이대로라면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다른 동족에게 자신의 자리를 넘기려고했는데,
포레버의 의지를 받고있던 정신체들, 특히 더보이(국기봉)의 만류에 결국 회복될 때까지 영원한 수면에 들어감.

그래서 깨어난게 2300년 후.

젤나가의 축복을 받은 각 종족의 지배자가 있는데, 그 지배자가 없으면 그 종족은 쇠퇴함.
그게 저그의 오버마인드고, 테란의 황제고, 프로토스의 집정관임.

옐로가 잠든 사이에 테란은 2번의 세대교체가 있었고(테란의 황제의 수명은 1000년남짓이라는 설정) 현 황제는 박서(임요환)로 현재 700세 남짓. 500년전 저그를 몰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함. 그리고 그런 황제를 도운게 나다(이윤열).
프로토스의 집정관은 현재 1번의 세대교체를 거쳤고(오버마인드랑 집정관의 수명은 2000년 정도) 현재 집정관은 날라(강민)고 더해서 집정관은 아니지만 비슷한 권력을 지닌 영웅 리치(박정석)가 있음.

저그는 현재 노예종족이긴한데, 정신체후보들은 있음.
그게 줄라이(박성준)랑 고러시(박태민), 호짜(고강민), 샤크(서경종)

워낙에 긴 세월이 지났다보니 후계자들도 있음.
그게 택뱅리쌍.
제동이경우에는 젤나가가 옐로가 깨어나지 못하고 있으니까 오버마인드로 만들려고 했는데, 타이밍좋게 옐로가 깨어나서 일반 정신체보다는 강한데 오버마인드보다는 약한 , 애매한 수준임.

이 상황에서 깨어난 옐로가 저그를 다시 일으켜세우는 스토리를 하려고 했다가,
대하장편을 만들것같아서 차마 엄두를 못낼것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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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잭톰] 사이코톰과 아무것도 모르는 잭.

"왜..."

피를 흘리며 공포에 질린 눈동자를 바라보는 톰의 눈은 냉담했다.

"그러니까 넘볼 사람을 넘봐야지. 응? 세라. 내가 말했잖아, 잭은 안된다고."

생글생글 순진하게 웃는 얼굴로 톰은 죽어가는 세라를 바라보며 상냥한 목소리로 잔인하게 속삭였다.

"멍청한 년이 어디서 잭을 넘보고 있어. 나한테 달라붙는 그 가벼운 몸뚱아리도 내가 간신히 넘겨주고 있었는데. 골빈 년은 아무래도 티를 낸다니까."
"사.. 살려.. 살려줘....."

제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애원하는 세라의 손을 냉담하게 쳐낸 톰은 피가 뚝뚝 흐르는 플루트를 살피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씨발. 네 더러운 피가 내 악기를 더럽히다니. 최악이잖아. 뭐, 좋은게 없으려나."

대충 세라의 옷에 피가 흐르는 플루트를 대강 닦아낸 톰은 가만히 교실을 살피다가 존이 찰흙을 넣어 묵직해진 잭의 조각상을 들어올렸다.

"존 선배의 손이 닿인 조각상따위 필요없어."

톰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그대로 조각상을 들어올려 세라를 향해 떨어뜨렸다.

"Good bye, 세라."

세라의 눈에 화사하게 웃으며 조각상을 제게 내리찍는 톰이 보였다. 그리고 ,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이었다.
완전히 숨이 끊어진 세라를 바라보던 톰은 냉정히 웃으며 세라의 휴대폰을 들어올려 메세지를 보내 그녀가 살아있었다고 생각하도록 시간을 조작하고, 자신의 사진을 찍어 제인에게 보냈다. 이것으로 알리바이 공작은 완벽했다. 이제 순진하고 착한, 톰으로 돌아가면 되는 일이었다.
냉정한 시선으로 미술실에서 나온 톰은 화장실에서 플루트를 씻어 음악실에 놔둔 뒤, 그대로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아니나다를까, 잭이 체육관에서 분노에 차 있는 모습이 보였다. 톰은 가녀린 모습으로 떨며, 잭에게 다가갔다.

"잭..."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 연약하고 섬세해 잭이 늘 좋아하던 그 눈동자가 공포로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무슨일이야, 톰."

말은 묻고있었지만, 톰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는 이해하고 있었다. 언제나 말끔히 다려입고 다니던 교복 재킷에 선명한 핏자국. 언제나 사랑스럽다고 생각했던 희고 고운 손에 지우려 했던듯 씻긴, 그러나 다 씻기지 못한 묻어있는 피는 아직도 온기를 지니고 있었다.

"나, 내가.. 세라. 세라를..."

파르르 떨며 힘없이 고개를 숙이는 톰의 모습에 안쓰러워진 잭은 그대로 톰을 끌어당겼다. 작고 말랑한 몸은 힘없이 그의 품에 안겨들었다.

"넌, 죄없어. 모든건 그년이 잘못한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톰."
"잭- 잭- 흐으...."
"걱정마. 넌 내가 지켜. 그러니 넌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톰."

울먹이며 제 품에서 떠는 톰을 보면서 잭은 톰을 지켜주겠노라 속삭였다. 그랬기에 잭은 알지 못했다. 제 품에서 만족스럽게 웃으며 눈을 빛내는 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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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또라이 광신도 전기자 x 축구선수 홍진호

전기자가 심판을 죽인 다음 밖에서 분노에 배회하는 홍선수를 발견하는 거임. 평상시 자신에게 늘 좋은 기사만을 써주던 전기자였으니까, 홍선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전기자에게 다가갔는데 핏자국이 있는 거지. 한편 피투성이인 자신의 모습을 홍선수에게 들킨 전기자는 당황해서 우선 홍선수에게 덤벼들어서 홍선수를 기절시켜. 그다음에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아무래도 자신의 우상이자 신인 홍선수에게 위해를 줄수는 없는거지. 언제나 위험한 선수생활을 하면서 몇번 다치기도 다쳤었고, 거짓말 투성이인 여친에게 속아넘어가고 있는 홍선수를 안쓰럽게 여기는 마음과 비틀린 팬심, 애정이 뒤섞여서 결국 전기자는 홍선수를 납치하게 됨. 심판 살인사건은 심판이 죽은 이후 행적이 묘연한데다가 사라져버린 홍선수가 범인이라는 걸로 가닥이 잡힘. 늘 홍선수를 방해하고, 팀우승과 2년 연속 득점왕의 기록을 방해한 심판을 돌발적으로 죽이고, 그것이 두려워서 잠적했다는 것으로. 홍선수가 원래 분노조절장애가 있었다는게 키포인트가 되어서. 그렇게 사건은 마무리.
반면 간신히 홍선수가 정신을 차렸을때는 작은 방에 갇혀있었어. 창에는 창살, 발에는 쇠사슬이 묶인채. 홍선수가 당황스러움과 공포로 덜덜 떨고있는데 전기자가 들어오는거지. 처음에는 홍선수는 전기자를 두려워함. 그런데 전기자는 콩을 그저 가둬두기만할뿐 언제나 정중한 태도로 마치, 진짜 신을 모시는 광신도스러운 모습을 보이는거지. 늘 혼자서 갇혀있던 홍선수는 혼자있다는 두려움과 외로움에 점점 전기자에게 의존하기 시작함.

결론은, 전기자에게 몸도 , 마음도 다 내주는 콩과 그런 자신의 신의 모습에 만족하는 전기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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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하아-
조용한 공간에 울려퍼지는 것은 제 숨소리 뿐이었다. 방금전까지 지독한 폭행이 이뤄진 물건이라고는 생각지 못할만큼 여전히 아름다운 금빛으로 빛나는 축구화모양의 트로피를 사랑스럽게 어루만졌다. 피가 묻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이 빛은 이 상의 주인과 너무나 잘 어울린다.

"크크.. 하하.. 아하하하하.. 크크큭...."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이 터져나와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미리 준비해 온 수건으로 정성스럽게 트로피를 닦아 다시 보관함속으로 넣자 방금전의 사건따위 모르는 것 마냥 여전히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빛난다. 저 빛보다 더 찬란하던 그를 괴롭히던 악마는 제 손으로 처단했다. 저 자신을 위해 맺어진 그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그의 앞을 막을 것은 더이상 없었다.
흐으응- 흐응- 룰루루-♪♬♪
절로 나오는 콧노래를 즐겁게 흥얼거리며 악마에게 맞는 위치에 그를 버려둔 뒤 피가 튄 얼굴과 손을 깨끗이 씻었다. 새하얀 양복셔츠에는 핏자국이 선명했지만, 어두운 밤이니만큼 누군가와 마주치지만 않는다면 괜찮으리라. 이 핏자국이 선명한 셔츠가 제가 얼마나 정의로운 일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기분이라 매우 만족스러웠다.

"어, 전기자님?"

갑자기 들려온 그 목소리만 아니었다면.
상냥하고 다정하면서도 남자다운 목소리엔 깊은 친밀감이 있었다. 그 목소리조차 아름다운 나의 신.

"홍진호 선수. 이리 늦은 시간에 어쩐 일로?"

신을 만난것은 반가우나 내 몸엔 악마의 피가 묻어있다. 깨끗하고 정결한 몸으로 만나도 아쉬울판국에 악마의 더러운 피가 묻은 상태에서 신을 만나다니, 이런 불찰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와 동시에 기쁜 마음도 들었다. 이것은 제 정의로운 행동에 만족한 하늘이 주는 포상일지도 몰랐다.

"후우. 시합때문에 아직도 도무지 진정이 되질 않아서요. 전기자님도 늦으셨네요."
"저야 신문기사 때문이죠."
"바쁘시네요. 언제나 제게 좋은 기사를 싫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화사하게 웃는 나의 신. 그가 내게 감사하고 있다는 그 말이 내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신은 모를터였다.

"응?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내게 가까이 다가오던 그가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순간 누군가 귓가에 속삭이는 기분이 들었다.

'신을 너의 것으로 만들어.'

만인의 존재가 아닌 나만의 신... 그대만을 바라본 나에게 그것은 포상일지도 몰랐다.

"응? 전기자님, 이 붉은 것.... 윽-"

목덜미를 내려치자 힘없이 그가 내 품속으로 쓰러져내렸다. 가장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신도의 공격따윈 예상치 못했던것마냥.

"나의 신이시여. 나의 홍진호 선수."

그의 뺨은 예상 이상으로 부드럽고 , 따스했으며 , 사랑스러웠다.

"크크.. 아하하하하....."


[신영광 심판 살인사건. 범인은 오리무중?]
[전날 신영광 심판과 다툰 홍선수, 실종? 잠적?]
[신영광 심판 살인사건 유력용의자로 홍진호 선수 수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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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요환이사x보안팀장 최보안

"천 보안팀장님. 잠시 볼 수 있을까요?"
"네?"

갑작스러운 임요환 이사의 목소리에 보안팀장인 천보안의 눈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그런 그를 보는 임이사의 눈이 가늘게 휘어졌다.
'예쁘다.'
상황에 어울리지 않긴하지만, 정말로 예쁜 웃음이라고 생각하면서 천팀장은 임이사의 방으로 들어갔다. 겉에서는 안쪽이 보이지 않던 것과는 달리 안에서는 밖의 모습이 훤히 보이는 이상한 구조의 그 방은, 뭔가 스산한 느낌이었다.

"내가 오랫동안 천팀장을 봐왔거든. 그런데, 내가 이상한 걸 하나 발견했잖습니까."

노트북에 뭔가를 띄운 임이사는 느릿느릿 천천히 노트북을 천팀장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그곳에 떠 있는 것은 천팀장 자신이 설치해놨던 이팀장방에 있던 몰래카메라 영상.

"이, 이걸 어떻게...!!"
"즉- 범죄는 수긍한다는것이로군요."
"버, 범죄라니요. 말이 지나치십니다."

당황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동그란 눈동자를 보며 임이사는 천팀장에게 다가갔다. 어리숙한 눈동자의 그는 참으로 귀여웠다.

"걱정마요. 내 말만 잘들으면 이거 그냥 모른척 넘어갈 수도 있으니까."



4.  임요환이사 x 신분세탁한 톰

세라 사건후에 범인으로 밝혀진 톰은 잡혀가기 싫어서 도망침. 머리도 좋고, 영리하던 톰은 주식같은거를 통해서 미리 벌어둔 돈이 있었는데 그 돈으로 신분세탁.
그래서 영국계 쿼터 한국인 '천보안' 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신분과 이름을 만듬.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그냥 톰이라는 이름을 잊고 천보안으로만 살아가면서 무역회사의 보안팀장으로 입사.
근데 천성이 싸이코스러운 톰(천팀장)은 제 버릇 못버리고 자신이 좋아하게 된 이팀장을 스토킹하기 시작하는것임. 근데 그것을 알아챈 것이 임요환 이사.  마침 안그래도 천팀장을 좋아하던 임이사는 그것을 가지고 천팀장을 가지려고 하는데, 점점 뒷조사를 하면 할수록 천팀장의 과거가 이상한걸 눈치채겠지.
그래서 계속 파고들다가 천팀장이 예전의 살인사건 용의자 톰이라는 것까지 알아냄. 그거가지고 천팀장 불러서 협박해서 잣잣하는 임이사와 천팀장(톰)
..........이라는건, 아직 톰을 버리지 못한 나깍지의 그냥 썰.


"쓸모없는 소리 하실거라면 나가보죠, 임이사님."

계속 헛소리나 지껄이는 임이사의 모습에 화가난 천팀장은 냉담히 몸을 돌려 이사실을 빠져나가려했다. 뒤에서 들려온 소리가 아니었다면.

"톰."
"...방금 뭐라고?"
"영국 센트럴 고등학교의 세라 살인사건 용의자, 톰. 그게 자네 아닌가?"

문고리를 잡은 그 상태 그대로 굳어서 느릿느릿 뒤를 돌아보는 천팀장의 모습을 보며 요환은 승리자의 미소를 머금었다.

"설마 예상하지 못했지. 살인자가 버젓이, 그것도 이름을 바꾼 상태로 우리 회사에 있을줄이야."
"원하는게 뭡니까."

방금전까지 어리숙하면서도 성실한 천팀장이 아닌, 그 곳에는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지극히 냉정하던 살인자, 톰이 서 있었다. 깊이 가라앉은 어두운 톰의 눈을 보면서 요환은 승리자의 미소를 머금었다.

"우선, 우리 대화부터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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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같은거 하실 생각이라면 어리석다, 그리 얘기해드리지요."

문고리에서 손을 떼고 쇼파에 앉은 천팀장은 완전히 자신의 본색을 드러낸채 서늘한 비웃음을 머금었다.

"이미 살인까지 해봤는데, 협박따위가 먹힐리 없겠지.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아."
"그럼?"

오만한 눈으로 물어오는 천팀장의 모습은, 아까의 그 순진하고 귀엽던 모습과는 달리 마치 여왕과도 같은 품격이 있었다.

"내가 자네를 원한다면?"

그 말이 우스웠던 것일까? 천팀장이 마치 어린아이마냥 순진하면서도 티없이 밝게 웃었다.

"재미있는 분이네요, 이사님."

베실베실 웃으며 요한을 바라보던 천팀장, 톰이 가볍게 몸을 일으켜 가만히 앉아있는 요환에게 다가갔다. 그와 동시에 제 입술위로 가볍게 부딪쳐오는 말캉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에 요환이 눈이 만족스럽게 빛났다.

"이런걸 원하시는 겁니까?"
"아아. 자네가 이 회사에서 마음껏 행동할 수 있도록, 그리고 만약 이팀장을 스토킹하는 것이 밝혀지더라도 괜찮을 수 있게끔 도와주지. 어떤가?"

잔뜩 자신을 원하는 수컷의 눈을 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것마냥 조건을 제시해오는 요환을 보면서 잠시 고민하던 톰은 그 조건이 자신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자 밝게 웃었다. 눈꼬리가 휘어지며 더없이 요요한 웃음을 띄운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요환의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거 꽤나 끌리는 거래네요, 이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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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잭콩]

[YellOw!! 역시 YellOw입니다.]
"톰?"

직장동료가 보고있는 영상을 보던 잭의 입에서 작게 나온 것은, 그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 그리운 이의 이름이었다. 10여년전 , 고작해야 17살의 나이로 세상을 등져버린, 제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운 톰.
영상 속의 남자는 믿기지않게도 이제 기억속으로 사라져버린. 톰. 이었다.

"Who are you?"
"YellOw.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YellOw. 이름이 홍진호라고 하더군."
"YellOw.. 홍진호...."

잭은 그 이름을 작게 굴려보았다. 왠지 입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그립고도 안타까웠다. 동료를 뒤로하고 제 자리도 돌아온 잭은 책상위에 놓인 소년의 사진을 응시했다.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플룻을 불고있는 그는 조명아래에서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세라, 그 계집의 사건이 있고 얼마지나지 않아 실종되어버린 톰은 두어달쯤 뒤에 그 얼굴조차 알아보기 힘들만큼 훼손된 상태로 나타났다. 경찰이 내린 결론은 실족사였다. 허나 잭은 믿지 않았다. 그 톰이 죽었다니. 그 누가 믿으랴.
그립고, 그리운 톰.
잭은 느긋하게 컴퓨터를 통해 동료가 말한 YellOw에 대해 찾기 시작했다. 톰이 아니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믿고싶지 않았다. 잭에게 톰은 너무나 그립고 보고픈 존재였기에.

"톰... 홍진호...."

잭은 컴퓨터에 떠오른 YellOw 홍진호의 사진을 바라보며 안타깝게 손을 들어 사진 속 그를 쓰다듬었다.

"보고싶어, 톰."



6. [콩총]

죽지않는 불사의 존재인 콩과 대대로 그런 콩을 쫓아온 임의 집안. 콩에게 협력자로 킴이랑 빵호. 임의 협력자로 쵱+제동+윤열. 정보상으로 콩에게 좀 더 유리하게 행동하는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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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모습도 벗어버릴 때인가.. 아쉬운데."

신문에 크게 난 화재사건을 가만히 바라보던 도창수의 얼굴에 짙은 미소가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그의 얼굴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원래 모습도 60대의 남자라는 생각을 하기에는 이상하리만치 젊은 얼굴이었지만, 변화한 얼굴은 그야말로 십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어리숙한 소년이었다. 어딘가 외국계의 소년같은.

"이번 삶은 톰인건가. 후후후..."

작게 웃으며 즐거워하던 그는 그대로 전화기를 들어올렸다.

"응. 이번 삶은 끝낼꺼야. 늘 보던 그곳에서 보자. 보고싶다, 정민아."

상냥하게 전화에 속살거리며 상냥하게 웃어보인 그는 느릿느릿 전화를 끊은 뒤 책상을 깔끔히 정리했다. 그와 동시에 도창수였던 소년 톰은 가볍게 메모지를 들어 글을 휘갈긴 후, 그대로 문밖을 나가 사라졌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문이 열리며 30대 정도의 남자와 그보다는 조금 젊어보이는 20대 두명이 들이닥쳤다.

"빌어먹을. 놓쳤어!"
"나간지 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데?"
"간신히 꼬리를 잡았더니, 그대로 끊어버릴줄이야."

그 때 20대 후반의 남자 중 한사람이 책상위의 메모지를 집어들었다.

[수고 많았어. 다음엔 좀 더 즐겁게 해줘, Good Luck. 다음 힌트는 T&H]

"이번엔 졌네요. 어쩔 수 없이... 어떻게 하실거에요, 요환형?"
"이번엔 물러나야지. 제동이 너나 연성이나 둘 다 알고 있잖아. 하지만, 다음엔 놓치지않아, 홍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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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central high school. 이름은 톰 윌슨(Tom Wilson). 홍진호가 남긴 단서와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야.]

"Who are you?"

순한 소년의 눈동자가 요환을 향했다. 동양인적인 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좀 더 외국계라는 느낌의 소년, 톰은 요환이 아는 홍진호와는 다른 사람 같았다.

"홍진호."
"에.. 한국인?"

약간 어눌하게 나오는 어조는 분명한 한국어였다. 톰은 자신이 이야기하면서도 맞는 말인지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그것은 임요환이아는 홍진호와는 너무나 달랐기에 결국 강민이 잘못 생각한 것이라 판단했다.
그 때 그의 옆에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20대의 남자가 다가왔다.

"Tom. Who is it?"
"Ah- Flash. I'm don't know. Let's go."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멀어지는 톰을 보던 요환이 결국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요환이 멀어지고 잠시 후 어디론가 사라지는 듯 했던 톰이 플래쉬라 불린 남자와 함께 다시 그 장소에 나타났다.

"꽤나 아슬아슬했어, 그렇지?"
"너무 태연하시길래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어요."
"쿡쿡. 나라도 그정도로 강심장은 아냐. 흐음. 이번대 사냥꾼은 좀 더 노련해지면 좋겠군. 이렇게 시시해서야, 아쉬운걸."

키득키득거린 톰은 온후한 미소를 머금었다.

"좀 더 기다려볼까. 아니면, 새로운 나를 만들까. 고민되는걸."
"뭐든지. 저도, 정민형도 진호형을 믿으니까요."



Posted by Lucy_j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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