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플지옥
살살 눈웃음 치는 모양새가 영 야했다. 그 모습에 광선이 순간 멈칫했다.
"형?"
"안아줘, 박광선."
"저, 저.. 혀, 형... !..."
그 모습에 명훈이 살래살래 웃으며 앉아있는 광선의 허벅지위로 올라가 엉덩이를 살살 부비며 목을 끌어안았다.
"나, 너한테 안기고싶어."
꿀꺽-
광선은 자신도 모르게 명훈에게 손을 뻗었다. 그 모습을 보며 명훈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어서."
명훈의 그 유혹에 광선은 강하게 명훈의 입술에 제 입술을 부볐다.
*
남들이 보기엔 사귀는건데, 실제로는 안사귀는, 그런 커플.ㅋㅋㅋ
"명훈아-"
"아, 물, 여기요. 형."
"자, 이거 핸드폰찾지?"
"있죠, 형.."
"응. 같이 가자. 어디 들릴곳은?"
"없어요. 다만, 영화보고싶은데."
"나도. 같이가자. A맞지?"
"역시, 형!"
아무런 대화없이도 서로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통하는 두명의 모습을 가만히 보던 광선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저 , 두사람, 사귀는 거에요?"
"아니라더라."
"저렇게 하면서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광선의 표정에 승일이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응."
2. 18살 광선 x 29살 승일
왜 , 우는거야?
상냥한 손길이었다. 약간 붉게 물든 눈가를 쓰다듬는 광선의 손길에 승일이 조금 가라앉은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넌, 왜이러는건데?
글쎄?
우리, 형제야. 네가 아무리 부정해도.
지보다 열살은 더 어린놈한테 깔리면서, 그리 부정하고 싶어? 상관없어. 피가 섞인것도 아닌데. 한번 어머니에게 말해볼까?
그랬다간, 다신 못볼줄알아.
나도알아.
광선의 말에 승일은 눈을 감았다. 광선을 밀어내지 못할 자신임을 아니까.
승일은 자신을 입양해, 사랑해준 부모님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절대 실망시키고싶지 않았다.
3. 택승
두 명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언제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윤택형도, 매사에 무관심한 승일형도, 나나
광선이는 모르는 미묘한 거리감이 있었다. 그것은 드러나는 것이라던가 그런것이 아니었다. 그냥 성격차이라고 그리 말할 수
있을정도의 아주 미묘하고 작은 거리. 형들과 우리의 관계를 바꿀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순간 알아챘다. 그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뭔가 특별하다고.
윤
택형은 우리앞에서는 완벽했다. 인간인 이상 뭔가 부족한 것이 있을테지만 그것을 결코 드러내지 않으려는 결벽성이 있었다. 그런데
승일형에게는 달랐다. 승일형 앞에서만은 완벽을 추구하지 않았다. 실수하면 실수하는대로, 잘못하면 잘못하는대로, 숨기려 들지
않았다. 우리에겐 완벽한 인간이었지만, 승일형에게는 그저 평범한 형, 그 자체였다.
그것은 윤택형만이 아니었다. 무관심한
승일형이 섬세하게 챙기는 것이 윤택형이었다. 모두에게 무관심을 표명하고 있지만, 그 눈은 언제나 윤택형을 쫓았다. 언제나
모든것을 무심히 바라보던 그 눈이 머무는 곳이 윤택형이었다. 우리에겐 하지 않는 얘기도 윤택형에게는 거리낌 없는 모습.
그런 두 명의 모습에 속이 상한것은 나와 광선이었다.
17년.
단 한번도 고민하지 안았던 시간의 무서움.
그것을 깨닫는 순간 느껴지는, 억울함과 분함.
우리는 울랄라세션이었고, 함께 춤추며 노래하고, 같은 목표를 꿈꾸지만- 승일형과 윤택형, 그 두명의 관계에는 우리는 건널 수 없는 시간의 벽이 서있었다.
서로간에 어떤 행동을 할지라도 무조건적으로 믿는, 시간이 주는 신뢰.
아무런 얘기가 없어도 , 그저 눈빛 하나만으로도 통하는 감정.
윤
택형이 훌쩍, 아무런 얘기없이 떠났을 때 다들 안절부절하는 그 와중에도 승일형은 놀랄만큼 담담했다. 당황도, 걱정도, 그 무엇도
없었다. 그저 윤택형이 떠나면서 엉망이 되어버린 일들을 수습하는 승일형의 행동에 이해하지 못한 내가 물었을 때, 승일형은 얕게
웃었다.
"돌아올거다. 그리 책임감 없는 사람은 아니니까. 제 자신이 힘들도 견디기 힘들어지면 종종, 하는 그런 행동일 뿐이야."
"어디 갔는지, 아는거에요?"
"글쎄? 그런거 얘기하고 떠났으면, 내가 이리 당황했을리 없지."
피식 웃으며 답해준 승일형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내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믿어봐. 우리 리더잖아?"
4. 포동긔 기생
가제로 달의 파편.
화려한 건물앞에서 아이는 망설이고 있었다. 이곳에 들어간다면 지금까지의 자신을 버려야함을 안다. 과연 그런 선택을 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하지만 그 외의 길이 없음도 알고 있었다.
화려한 건물의 기둥은 붉었다. 문옆에서 불길한 붉은빛으로 빛나는 등불을 보며 망설이던 아이는 천천히 문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곤 지금까지의 망설임을 버리듯 당당하게 문을 열어제꼈다.
"어린 도련님이 오시기엔 이곳은 옳은 곳이 아닌데 잘못 찾아오신듯 합니다. 붉은 기둥과 붉은 등. 그 뜻을 모르시려나? 호호홋-"
간들어지는 여인의 웃음에도 아이는 그저 담담한 눈으로 여인을 바라볼 뿐이었다.
"난화루의 행수(行首)는 뭐든지 다 안다 들었거늘 그리 말을 돌릴 필요가 있는가? 게다가 난화루가 홍루(紅樓:기방)임을 모를만큼 어려보이는가?"
"아무리 몰락했다한들 귀족가의 도련님이 찾아올만한 곳은 아님을 알지요."
"이미 사라진 가문, 귀족의 이름이 무에 소용있겠는가? 날 받아주었으면 하네."
부
탁을 하고 있음에도 결코 굽혀지지않는 강인한 눈동자에 여인의 얼굴에 이채가 떠올랐다. 귀족가의 도련님의 도락치고는 너무도
진지했다. 하지만 이미 멸문지화를 당한 가문이라한들 눈앞의 아이의 가문은 도성(都城)에서도 그 위세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고귀한
집안. 원한다면 더욱 좋은 곳에서 지낼 수 있음에도 고작해야 기생을 하겠답시고 찾아온 아이를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진심, 이십니까?"
"그럼 거짓부렁이겠나?"
아이의 진심이 무엇이든 어쨋든 홍루로 찾아온 이를 거부할만큼 그녀는 착하질 않았다.
"그럼 이제 나의 수하가 되었으니 말을 놓겠네. 나는 난화루의 행수, 홍련이네. 그댄?"
"명훈. 김, 명훈."
* *
"아하하- 난화루의 낙월(落月)이 그토록 대단하다 하더니만, 빈말이 아니었군."
"칭찬 감사히 받잡습니다, 영감."
음
흉하게 몸을 더듬어오는 노인의 행동에도 낙월이라 불린 이는 그저 나긋나긋하게 웃을 따름이었다. 계집의 나긋함은 없었지만,
매혹적이고 도도한 기생 낙월은 난하루의 상징이나 다름 없었다. 이윽고 방에서 나온 낙월의 얼굴에 서늘한 비웃음이 내걸렸다.
"같은 사내의 몸을 얻고자 돈을 쏟아붓는 어리석은 이는 어찌 이리도 많을까 모르겠군."
마치 춤추듯 우아하게 돌아선 낙월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한 사내가 몸을 드러냈다.
"저자가 난화루의 낙월. 지금은 멸한 김대감의 자제인가? 어찌 폐하께서는 몰락한 귀족가의 자제, 그것도 기생이 되어버린 사내에게 관심을 가지시나 모르겠군."
날카로운 눈으로 잠시 응시하던 사내가 멀어지자 그제서야 한쪽에서 낙월이 나타났다.
"주상께서 그저 감시차원으로 보내기에 임대감의 자제는 너무 높지 않은가? 그리 높이 봐주시니 감사하다 해야할까. 후후후. 난 폐하께서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터이니 맘대로 해보시오, 임윤택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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