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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 비... 어스?"

 

흐릿한 시야 너머로 보이는 갈색의 흐트러진 머리칼. 가늘게 떨리는 가련하고-  또 잔악한.

그럴리 없다 생각하면서도,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새어나온 이름은, 결코 지워질리 없는- 뇌리에 새겨진 것이었다.

 

약하게 떨리는 제 음성을 어찌 생각한 것인지, 그는 그 얼굴에 옅고, 가는 웃음을 띄워올렸다.

 

"Reid."

 

그 입에서 나온 이름이 낯설어, 그저 눈을 감았다.

 

-

 

"Reid- Reid!!"

 

간신히 눈을 떳을때 보인 것은, 하치였다.

 

"하치?"

"악몽이라도 꿨나?"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듯 하는 말에 저도 모르게 조심히, 이마를 쓸어내렸다. 손에 흠뻑 젖어 나오는 액체가 , 당혹스러웠다.

 

"고민이 있다면, 말해."

"네."

 

간신히 답했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것은, 리드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

 

"흐으- 으.."

 

낮게 들려오는 신음성에 다가가자, 쇼파에 몸을 웅크린채 잠든 리드가 있었다. 땀에 젖은 갈색 머리칼이 안쓰러워 조심히 손을 뻗자, 리드의 눈이 가늘게 뜨였다. 몽롱한 시선이 잠시, 허공을 배회하다가, 멈췄다.

 

"토.. 비...어스..."

 

가늘게, 끊어질듯 이어진 이름은, 과거 그를 가두었고, 그의 맘에 가장 깊은 상처로 남은 자의 이름이었다. 결코 벗어날 수 없을만큼 지독한 상처로 남은 자의 이름을 부르는, 리드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이름을 불렀다.

 

"Reid."

 

낮게 불리워진 제 이름에 눈을 감는 리드를 보며, 암담한 기분이 들었다. 잠에서 깬 리드에게 아무렇지 않게 묻자, 멈치하면서도 결코 진실은 말하지 않았다.

 

그 모습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결코 스펜서 리드는, 토비어스 행클에게 구속되어 있을 수 밖에 없다는것을, 깨다는 기분은 최악이었다.

 

그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영리한 이- 스펜서 리드는, 이미 죽은 자인 토비어스 행클에게 구속되어 있었다.

 

 

 

-

 

리드에게 가장 큰 상처를 남기고, 가장 큰 의미로 와닿은 것은, 어떤 의미로는 토비어스 행클, 그 이상의 인물이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어있는 토비어스에게 정신적으로 구속된 리드와, 그런 리드의 모습에 속끓이는 하치라는, 생각.




2012.04.19

Posted by Lucy_j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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