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ave a dream
001
[사쿠라이 쇼 x 마츠모토 쥰]
"이혼하자."
"하, 누가 두려워할줄 알아? 나도 지긋지긋해. 이혼이라니, 잘됐네. 아이는 네가 길러. 애한테 발목 잡히긴 싫거든."
언제나 제멋대로이던 그녀는 지긋지긋하다는 눈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언 제나 화려하고, 제멋대로이던 그녀가 아이의 엄마로서, 한 가정의 안주인으로서 잘해나갈거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게다가 이제 고작해야 24. 그녀말마따라 어린 아이에게 발목잡혀 남은 여생을 살아가기에 그녀는 어울리지 않음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 2살된 어린아이를 버려둔 채 다른 남자와 놀아날 줄은 예상도 못했다.
"아이를 포기하겠다는 각서, 그 하나만 적어."
"그걸로 끝이라면, 좋아."
제 아이를 버리겠다는, 그 무거운 이야기를 그녀는 가볍게 수긍했다.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다. 가진것 하나없는 내게 바라는 것이 없었던 그녀와 그녀를 잡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나의 마지막은 참으로 간단했다. 그저 이혼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끝. 법원을 나설때는 이미 우리는 남남이었다.
"그럼 다시는 보지 말자."
"나도, 다시는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쿠라."
봄 철에 벚꽃이 피어날 때 내 옆으로 왔던 여자는, 3년 뒤 벚꽃이 져가는 시기에 내 옆을 떠나가고 있었다. 내 인사에도 몸을 돌리는 일 없이 매정하게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모며 당장이라도 눈물이 나올것 같은 제 자신을 억눌렀다.
사랑한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정이 들었는지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빠아-"
그런 내 자신을 위로하듯 내 품에 안긴, 작은 공주님이 내 옷자락을 쥐며 웅얼거렸다. 이제 2살인 아이는, 나의 딸은 참으로 상냥한 아가씨임에 틀림없었다.
"응, 아빠가 힘낼께, 사츠키(沙月)."
***
"결국, 이혼한거네. 그 여자 꽃뱀이라니까 그렇게 내 말도 안듣더니."
"네게 잔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한건 아니야. 카즈."
"지금 어딘데?"
전 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내 가장 친한 친우의 목소리에 힘없이 답하자 답답해진 모양인지, 물어오는 목소리가 날카롭다. 유난히 사람에 대해 통찰력이 좋던 카즈는, 처음 사쿠라를 만나자마자 내게 꽃뱀이라며, 마음을 주지 말라. 그리 신신당부했었다. 그런 카즈의 말을 듣지 않고, 아이가 생겨 결혼했고, 결국 그 결과가 3년의 마음고생이었다.
"쥰-"
"카즈."
"우으. 카아-"
내 목소리를 따라하려는 듯 요새 옹알이가 늘어난 나의 딸, 사츠키가 그 작은 입술을 웅얼거렸다. 그런 나의 모습과 내 품에 안긴 사츠키의 모습에 뭔가 답답한 듯 보이는 카즈였지만, 아이를 앞에 두고 뭐라 할 수 있을만큼 매정한 녀석은 아니었다.
근 처 카페로 들어가 가볍게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누는 사이 아이는 피곤했는지, 어느새 내 품에 안겨 잠들어 있었다. 사실, 사츠키는 그리 키우기 어려운 아이는 아니었다. 까다롭거나, 밤낮이 바뀌는 법도 없었고, 잠자리 투정도 거의 없는 순한 아이.
잠든 아이를 가볍게 토닥이는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카즈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쥰. 내가 원망스러울지도 모르겠는데.."
"안, 듣고 싶은데."
"알아. 그래도... 들어둬. 너 이제 22살이야. 너한테 내가 하는거 엄청 잔인한 소리인건 아는데, 사츠키, 네가 키울 필요는 없어."
"......."
"너 이제 22살이야. 그런데 아이에게 발목잡힐 셈이야? 엄마도 없는데?"
맞는 이야기였다. 사실 누구나 듣는다면 공감할만한 이야기. 젊은 남자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고 한다면 듣기에 충분한 이야기. 하지만...
"내가 싫어."
'Old Story > Fanfic Old'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치리드] hand (0) | 2014.11.23 |
---|---|
[嵐/사쿠쥰] 다시 한 번 (0) | 2014.09.03 |
[김명훈 100제] 042. 곤히 자기 (무커플링) (1) | 2014.09.03 |
[김명훈 100제] 012. 어리광 (영진명훈) (1) | 2014.09.03 |
[김명훈 100제] 072. hopeless (승일명훈) (1) | 2014.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