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 부족하지만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다. 돈도, 명예도, 그 무엇도 없었지만 그저 행복하고 즐겁기만 하던 시기가 있었다. 성인
남자 4명이 있기에는 좁은 방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노래를 부르고, 무대를 꾸밀 구상을 상의하고, 조금 특별한 날에는 초라하지만
정겨운 포장마차에서 모여앉아 음식을 먹으며 세상에서 가장 호화로운 식사를 하는것처럼 우쭐대던 시기가 있었다.
종종, 그 시기가 그리울 때가 있다.
[윤택명훈] 행복을 주는 사람
슈퍼스타 K3 우승.
어
느정도 시나리오를 짜뒀었고, 정말 엄청난 노력을 통해 간신히 이룩한 결과. 처음부터 우승을 목표로 했었지만, 역시나 불안감이
없었던것이 아닌만큼 진정으로 다가온 그 결과는 행복했다. 그런 행복속에서도 명훈형은 언제나 얕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공인이 된다는게, 옳은 걸까? 언젠가.. 이 결정 후회하면 어쩌지?"
어두운 명훈의 모습에 내가 묻자, 명훈이 조용히 되물었다.
"광선아, 난 그게 걱정된다. 사실 나는 인기도, 돈도, 명예도, 모두 필요없었으니까."
조그만 몸임에도 너무나 어른스러운 형은 슬프게 웃었다.
"인기를 얻고, 명예를 얻고, 돈을 얻어도, 우리 멤버들이 없으면 난.. 그런거 전부, 필요없어."
"그건 승일형도, 윤택형도, 저도 마찬가지에요."
"... 응."
*
명훈형의 걱정은 괜한것이 아니었다. 우승을 한 우리에 대한 비방, 모함, 갖은 악플들. 특히 많은 것은 윤택형에 대한 것이었다.
암버프라던가, 거짓말이라는 것부터 시작해서, 심지어는 어떻게 살아있느냐는 그런 말까지.
윤
택형은 담담했다. 승일형은 화를 냈지만 그것은 한 순간일뿐, 아예 무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너무나 분해서 울면서 괴로워하는 나와는
달리 명훈형은 의외로 대범하게 행동했다. 사실 이해되지 않았다. 윤택형의 연인이면서 저렇게 담담할 수 있다는게.
명
훈형은 우리들 중 제일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윤택형의 소식을 들었을때도, 우승하던 그 순간마저 제 감정을 토해내기보단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윤택형의 치료가 계속되고, 온갖 행사를 다니면서도 명훈형은 제 감정을 쉬이 드러내지 않았다.
울랄라세션의 일이라면 제일 감정적이면서, 어떻게 자신의 감정에는 저리도 이성적인지..
정말로 바쁜 일정과 녹음을
병행하면서도 지독하게 냉정하게 행하던 명훈형이 감정을 드러낸 것은 다음날, 불후의 명곡을 위한 준비로 한참 바쁘던 녹화 전날의
일이었다. 완벽한 무대를 위해 지속되던 연습에 잔뜩 지친채 잠시 휴식을 취한답시고 다들 연습실에서 쉬고있을때, 명훈형이 담담한
눈으로 우리들을 바라봤다.
"윤택형."
"응?"
"승일이형."
"왜?"
"광선아."
"네?"
우리의 이름을 부른채 한참을 침묵하던 명훈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게.. 이 길이.. 정말 우리가 행복해지는 길이 맞는거에요?"
그 말에 윤택형도, 승일형도, 나도, 그 누구도 답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불평 한마디, 감정 한조각 내비치지 않은채 꽁꽁 싸매두기만 하던 형이 건넨 그 한마디는 너무나 무거웠다.
"아무것도 바라진 않았는데, 사람들의 그 시선을 의식해야만 하는, 더이상 자유로울 수 없는 이 생활이. 사람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상처입으면서도 아무렇지않게 넘기는 이 생활이 정말 행복해지는 길이에요?"
눈
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울먹이는 명훈형의 모습에 괜스레 나도 울컥해졌다. 조심히 어깨를 토닥이는 승일형의 행동에도 그저 바라보기만
하던 명훈형에게 다가간 윤택형이 명훈형을 감싸안았다. 가늘고 작은 몸은 병으로 인해 약해진 윤택형의 품안에도 쉬이 안겼다.
"행복한 길, 맞을꺼야. 그러니 울지마라. 응?"
으,, 흐윽... 흐으으윽- 흐아아아앙-
서럽게 아이마냥 울음을 터뜨리는 명훈형의 모습에 괜히 자책감이 들었다. 슈퍼스타 K3이 끝나고 하던 명훈형의 얘기가 새삼스레 떠올랐다. 그 무엇보다도 울랄라세션을, 임윤택을 좋아하는 명훈형의 그 걱정이.
명훈형의 울음을 기점으로 그 날, 우리는 다들 모여앉아 한참을 울었다.
*
"명훈아."
옆
에서 인기척이 느껴짐과 동시에 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해 쉰 목소리가 조심히 명훈을 불렀다. 아무렇지 않게 옆자리에 앉으며, 상냥하게
손을 감싸오는 온기를 느끼며 명훈의 눈이 윤택을 향했다. 언제나처럼 근사한 미소를 지은 연인이 다정한 눈으로 명훈을 응시했다.
"사람들의 비방, 악플에 상처입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승일이가 있고, 광선이가 있고."
"..."
"그리고 그 무엇보다 네가 있어."
"형."
"그러니, 걱정하지마."
상냥한 음성에 명훈이 힘없이 윤택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병을 앓은 이후 약해진 윤택에게조차 가볍게 느껴질만큼 가벼운 명훈의 몸을 느끼며 윤택이 명훈의 손을 강하게 쥐었다.
이 온기가 있는한, 나는 행복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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