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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왜?"





한참 편곡작업에 열중중인 승일은 뒤에서 들려오는 명훈의 목소리에 뚱하니 대답했다.


바쁜데 왜 갑자기 말을 거는거지?


그런 승일의 반응에도 명훈은 부루퉁한 표정으로 승일에게 말을 걸었다.





"형, 있죠."
"빨리 말해."





앞에 놓인 물을 마시며 여전히 퉁명스레 반응하는 승일에게 명훈의 볼멘 목소리가 더욱 뚱해졌다.





"나, 그렇게 매력이 없어요?"
"켁- 쿨럭-"





순간 기도로 넘어간 물에 급하게 기침을 하며 승일이 명훈쪽으로 돌아봤다. 그 시선을 받는 명훈은 여전히 뚱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천장을 응시할 뿐이었다.





"크으- 갑자기 무슨 소리냐?"





아직도 코가 아릿하게 울리는 느낌에 괴로워하면서도 승일이 명훈에게 물었다. 그제서야 간신히 시선을 승일로 향한 명훈.





"형. 있죠, 광선이보면 좀 꼴리거나 그런거, 없어요?"





저 자식 말하는 뽄새보게.


너무 적나라하게 당당히 말하는 그 모습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걸 느끼며 명훈을 바라봤지만, 명훈은 그게 뭐 어떻냐는 모양으로 승일을 응시할 뿐이었다.





"광선이, 나름대론 애교도 많고, 귀염성도 있잖아요. 하는 입장에서 그러면 안꼴려요?"
"나도 사내새낀데 안꼴리면 그건 고자지."





아무래도 그 말이 듣고싶은것 같기도하고, 사실도 그러했기에 말해주자 그대로 풀이 죽어 우울해지는 명훈. 그리곤 깊은 한숨을 푹푹 쉬어댄다.





"왜 그래? 갑자기 그런걸 묻고."
"윤택형, 매너좋고 참 좋은 신사라 좋아라했는데... 신사도 신사나름이지."





그와 동시에 확 일그러지는 표정.





"내가 대놓고 부비적거리고, 잠자리에 파고들어도 토닥이면서 재우는게 사내새끼냐고!!"





지금 내가 뭘 들은거지?


승일의 얼굴이 일그러진것을 모르는지, 명훈은 완전히 분노에 타올라 혼자서 중얼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들은 승일로서는 명훈에 대한 안타까움과 윤택의 그 철벽이성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생길수밖에 없었으니..





" 일부러 씻고 젖은채로 나가면 머리나 말려주고, 형이 의자에 앉아있어서 엉덩이로 부비적거리면 귀엽다고 머리나 쓰담고, 일부러 볼에 입맞추면 이마에 되돌려주고. 난 그런걸 원하는게 아니라고! 연인인데, 키스도 안해주는게 어디있어. 훌쩍-"





누가봐도 대놓고 유혹하는건데도 그냥 귀엽다는걸로 끝이라니. 명훈의 심정이 절절하게 이해되는터라 승일은 울먹이는 명훈을 토닥이며 한숨을 쉬었다.





"명훈아."
"흐윽. 왜요? 훌적."
"윤택형은 그렇게 돌리는거 안 통해. 아마 잠자리, 안가지겠다고 다짐한 것 같은데.. 그럼 절대 안통할거다."





그말에 명훈이 눈을 동그랗게뜨며 승일을 바라봤다. 그 모습이 귀여워 명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승일이 입을 열었다.





"차라리 대놓고 나 욕구불만이니까 안아달라고. 그리 당당하게 요구해버려. 눈 한번만 감고. 그러는거 지랄맞게 꼴리니까."





광선이가 그랬을때, 이성을 잃었던 자신을 생각하며 말해준 충고에 명훈의 볼이 약간 상기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백프로 성공할꺼다."







--







"형, 왜 이곳에 있는거에요?"





광선의 말에 윤택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요새 영 잠을 못잔탓에 약간 초췌해진 윤택은 지친 표정으로 광선의 침대에 몸을 뉘었다.





"광선아. 너도 승일이 녀석, 니가 유혹하냐?"
"...네?"





의아해 되묻는 광선의 반응에 윤택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긴, 광선이 저 놈이 그럴리가 없었다.



하지만,





"몇 번 꼴리면, 유혹해본적은 있죠."





아무렇지않게 툭 내던지는 광선의 말에 윤택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도 남자고, 아무래도 욕구가 있으면 내가 먼저 승일이형 유혹해서 안아달라고 한적이야 있죠. 뭐, 안그래도 형은 정력적이긴하지만."





이 녀석이 언제부터 이렇게 뻔뻔해진거지?


윤택은 멍하니 광선의 말을 들으며 당황했다. 그런 윤택의 당황을 모르는 광선은 아무렇지 않은 시선으로 윤택을 바라봤다.





"왜요? 명훈이형이 유혹이라도 해요? 명훈이형은 그런거 잘못할것같은데."
"잠자리, 같이 하면 아프잖아?"
"그건 그렇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나한테 꼴려서 안아주는거, 그런거 생각만해도 좋잖아요. 형은 안그래요?"





그말에 윤택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분 명 자신도 남자고 사랑스러운 연인이 옆에서 대놓고 유혹하는데 충동이 안생기면 그건 이상한게 분명했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으로 명훈이 상처입는것은 싫었기에 필사적으로 자제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명훈도 같은 입장이 아닌가.





"지나치게 배려하는거- 안좋은거에요, 형."





광선의 말이 윤택의 귓가에 맴돌았다.







---







그 날 저녁-



윤택의 방문앞에 선 명훈은 눈을 꼭 감고 심호흡을 했다. 두근대는 심장소리가 귀에서 울렸다. 잠시 머뭇거리던 명훈은 이를 꽉 깨물고는 문을 두드렸다.



똑- 똑-





"형, 명훈이요."
"들어와."





방에 들어가자 보이는 것은 가벼운 옷차림의 윤택. 그 단촐한 옷차림조차 너무나 멋져 명훈은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곧이어 자신의 용무를 생각해내곤 눈을 꼭 감은채 윤택에게 소리쳤다.





"나, 욕구불만이니까, 안아주세요!"





그와 동시에 마치 불타오르듯 빨갛게 달아오른 명훈의 모습에 윤택이 낮게 웃으며 다가갔다.





"내 인내심도, 한계가 있어."
"...."
"네가 원했으니까, 후회하지마."





손목이 잡아끌리며 앗차하는 사이에 침대에 눕힌 명훈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윤택을 바라보자 윤택이 옅게 웃으며 명훈에게 속삭였다.





"지금까지 나도, 욕구불만이었으니까."

 

Posted by Lucy_j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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