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연상연하
친자 쵸로마츠 x 양자 오소마츠
[쵸로오소]
W. Jey
“왜, 울었던거야?”
상냥한 손길은 익숙한 것이었다. 약간 붉게 물든 눈가를 쓰다듬는 쵸로마츠의 손길에 오소마츠는 어둡게 가라앉은 눈으로 쵸로마츠를 바라봤다.
“너, 무슨 생각이야.”
“글세.. 형은 어떻게 보이는데?”
상냥한 그 눈동자에 깃든 깊은 광기에 두려움을 느끼면서 오소마츠는 메마른 입술을 힘들게 달싹였다.
“우리, 형제야. 네가 아무리 부정하더라도 그건 변하지 않아.”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비웃음 섞인 쵸로마츠의 목소리에 오소마츠는 아무런 반응조차 하지 않은 채 무덤덤한 시선을 보냈다.
“난 말야, 형이 좋아. 아니 사랑하고 있어.”
“받아들여준다고 생각하고 말하는거야?”
“그럴리 없다는거, 누구보다 내가 잘알아.”
피식피식 웃으며 쵸로마츠는 오소마츠를 제 품에 끌어안고, 그 목덜미에 자신의 얼굴을 묻었다. 언제나처럼 오소마츠에게서 나는 따스한 햇살을 가득 머금은 향이 그의 비강을 간지럽혔다. 언제나 상냥한 오소마츠가 자신을 밀어낼 리 없음을 알기에 쵸로마츠는 마음껏 제멋대로 굴기로 했다. 어쨌든 오소마츠는 자신을 아끼고 있었다. 자신과는 방향성이 다르다해도.
“엄마한테 말해버릴까?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오소마츠 형을 사랑하고 있다고.”
“쵸로마츠.”
평상시보다 좀 더 낮아진 목소리에 오싹- 소름이 끼치면서 동시에 어찌할 수 없는 희열이 그의 등을 타고 흘렀다. 쵸로마츠는 아무렇지 않게 오소마츠에게서 자신을 떼어놓았다. 비강을 간질이던 오소마츠의 향이 멀어지는 것에 작게 얼굴을 일그러뜨린 쵸로마츠는 느긋하게 오소마츠의 어깨를 밀어 바닥에 눕혔다.
바닥에 갑자기 눕혀졌음에도 아무 동요없는 오소마츠의 위에 올라앉은 쵸로마츠는 느긋하게 오소마츠의 뺨을 쓰다듬으며 그의 입술에 제 입술을 겹쳤다. 가볍게 입술과 입술이 마주치는, 버드키스에도 오소마츠는 냉정한 눈으로 쵸로마츠를 바라보고 있었다.
“가끔 엄마한테 말하고 싶은 충동이 들어.”
“...”
“하지만, 내가 말한다면, 형은 날 버리고 떠날꺼지? 이 마츠노가를 뒤로 한 채.”
“알고있으면 그딴 소리 지껄이지마.”
“엄마한테 질투나네. ........그거 싫으면, 입 벌려, 형.”
작게 투덜거린 쵸로마츠는 오소마츠에게 명령했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던 오소마츠가 천천히 눈을 감으며 입술을 열었다. 열린 오소마츠의 입을 탐하며 쵸로마츠는 어찌할 수 없는 갈증을 느꼈다.
언제라도 오소마츠가 원한다면 자신을 뿌리칠 수 있음을 안다. 고작해야 성장기인 16살의 자신과는 달리 오소마츠는 이미 27살의 성인. 그것도 학창시절에는 학교내 일진으로 군림하며 온갖 전설을 만들어낸 최강의 남자였다. 그런 오소마츠가 약해지는 것은 자신을 입양해준 부모님이었고, 부모님의 친아들인 자신뿐이었다.
오소마츠가 지금 자신을 받아주는 것은 만들어진 가족관계를 망가뜨리기 싫어서라는 것을 쵸로마츠는 인식하고 있었다. 그것이 불쾌했다. 자신의 이 절실한 마음을 어찌해야 좋을지 아직 어린 쵸로마츠는 알 수 없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형...”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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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마츠는 언제나 자신이 서있는 곳이 불안하다고 생각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늘 외롭던 그에게 빛이 되어준 것은 마츠노 부부였다. 수차례의 불임 시술과 몇 번의 시험관 아기 시술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실패한 부부는 결국 친자에 대한 미련을 포기한 채 양자를 들이기 위해 고아원을 찾았고, 7살이라는 나이탓에 늘 입양에 실패하던 오소마츠를 양자로 들였주었다. 혹여라도 버림받지 않도록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아들로 행동하던 오소마츠의 세계에 금이 간 것은 그가 11살 때, 마츠노 부부의 임신이었다.
부부도 기대하지 않았던 임신소식에 너무나 기뻐하면서 오소마츠가 행운을 불러왔다고 말했지만, 오소마츠는 언제나 불안에 시달렸다. 고아원에 있으면서 친자가 생겨 다시 입양이 취소되어 돌아온 경우를 몇 번 본적있는 오소마츠였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이윽고 11살이나 어린 동생, 쵸로마츠가 태어나자 오소마츠는 그 누구보다 완벽한 형으로, 아들로 살아가고자 노력했다.
동생에게 친절하고, 공부도 우수한, 어딜봐도 빠지질 않는 훌륭한 아들.
그런 만들어진 삶을 살면서 오소마츠는 언제나 지쳐갔다. 마음은 언제나 불안하고 괴롭기만했다. 삶이라는게 어렵다고 생각했다.
우습게도 그런 오소마츠의 지지대가 된 것은 마츠노 부부가 아니라 어린 쵸로마츠였다. “형”이라고 부르면서 누구보다 신뢰어린 눈동자를 보여주는 동생의 모습에 오소마츠는 드디어 가족이 되었다고 그리 생각했다.
그랬기에 어느 순간부터 남자의 눈을 하게 된 쵸로마츠가 오소마츠는 낯설었다. 그리고 그런 쵸로마츠에게 가슴이 뛰는 자신이 싫었다. 쵸로마츠는 가족이었다. 아니, 가족이어야만 했다. 쵸로마츠에게 처음으로 고백을 받았을 때, 오소마츠는 기쁘면서 괴로웠다.
누구보다 사랑스럽고, 누구보다 증오스럽고, 누구보다 소중한 나의 쵸로마츠.
하지만 그 고백보다 더 먼저 생각해버린 것은 가족의 굴레였다. 그토록 바래고 바래왔던 가족은 쵸로마츠의 고백을 받아들이는 순간 붕괴해버릴터. 그랬기에 오소마츠는 쵸로마츠의 고백을 받아들일수도, 그렇다고 거부할 수도 없었다.
그 괴로움에 종종 눈물이 흘렀다. 자신으로 인해 광기를 띄어가는 쵸로마츠에게 언제나 미안했다. 종종 부모님이 없는 날이면 제 입술을 탐하는 어린 동생의 손길을, 오소마츠는 거절할 수 없었다.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존재를 거부할 수 있을리 없었다.
동생의 명령에 입을 벌리며 오소마츠는 그 달콤함에 신음했고, 배덕감에 몸을 떨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형...”
언제나처럼 키스 후 마치 주문이라도 외우듯 속삭여오는 목소리에 오소마츠가 답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미안.”
‘사랑해, 쵸로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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